리사이클링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리사이클링

한승수 0 365
저자 : 한승수     시집명 : 손톱을 깎으며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하움출판사
리사이클링 / 한승수


마술을 부리듯
빈 물병이 새  콜라병으로 변신하고
네모난 신문지가
둥근 두루말이 휴지로 환생하는 세상
음식물 쓰레기는 파이프를 타고
지역난방으로 회수된다

살아 움직일 때마다
숱한 쓰레기를 만들어 내고
마지막 갈 때까지
똥기저귀라도 버리고 가는 사람들
쓰레기는 재활용할 줄 알아도
정작 제 몸뚱아리는
어찌 분리수거하는지 모른다

혹 예수님 부처님 잘 믿으면
혹 윤회하고 천국 가려나
누구든 죽으면
십자가나 卍 자 하나 붙인 채
가장 비싼 쓰레기 처리 비용을 지불하고
소각되거나 매립될 수밖에

소각장이나 매립지 곳곳에
현현(顯現)하는 것들은
잊혀져 가는 사자(死者)들의 새겨진 이름과
시들어가는 몇 송이 꽃 뿐이지만

저 하늘공원을 보아라
매립된 쓰레기가
수십 년 쌓여 산을 이루고
무성한 억새풀로 되살아나
가을이면 즐거운 축제가 열리듯

우리도 언젠가 무엇이 되어
기쁨으로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