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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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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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어시장

한승수 0 557
저자 : 한승수     시집명 : 손톱을 깎으며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하움출판사
새벽 어시장 / 한승수


밤바다를 밝히던 불빛들이
포구에 하나 둘
닻을 내리면

펄떡이는 바다가
뭍으로 쏟아져 내리고
왁자지껄
세상은 잠을 깬다

어부들은 모닥불 곁에서
지난 밤의 무용담을 나누고
군중들이 죄 없는 것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아우성 치면
나무 위에서 튀는 피로
세상은 어둠을 씻는다

비릿한 바다의 생명이
지상으로 부활하는 새벽

빙원(氷原)에 일렬로 놓인,
막 도금을 마친 듯
번쩍이는 칼들의 서슬이
지금 내 얇은 주머니를겨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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