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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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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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 마중

김용화 0 445
저자 : 김용화     시집명 : 감꽃 피는 마을
출판(발표)연도 : 1997     출판사 : 시와시학사
고모 마중


아침부터 까치가 울었다
거미 한 마리
횃대 밑으로 실을 뽑으며 내려왔다
시집간 고모가 올 것 같다며
할머니는 손가락 계산을 해보고
얼굴이 환해졌다
아침 먹고 말밖재로 나가 한나절을
쪼그리고 기다려도 고모는 오지 않았다
똘강물 건너 시냇물 따라 구레뜰
찬물내 회다리 거지반 가도 오지 않았다
굵은 빗낱이 듣자
회다리 밑으로 들어갔다
다리 밑은 비를 긋기에 참 아늑한 곳이라고
생각해보는 사이
종아리 무릎까지 물이 차올라
버드나무 등걸에 간신히 매달려 있었다
정신이 돌아왔을 땐
말끔히 날이 개고 있었다
비 맞은 들꽃들이 햇빛에 반짝였다
수리봉에서 비롯된 쌍무지개가
용봉산을 질러
개산 마루턱까지 닿아 있었다
그날도,
고모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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