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오후의 서정 2
김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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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8 21:36
저자 : 김윤자
시집명 : 별 하나 꽃불 피우다
출판(발표)연도 : 2001년
출판사 : 조선문학사
봄날, 오후의 서정 2
김윤자
길 끝자락에 거꾸로 매달려
피가 하얗도록 몸부림치던 고드름
겨울 지나고 눈 떴을 때
하늘이 땅 되고, 땅이 하늘 된 설움
흐르는 눈물에 몸이 휘감겨
똑바로 일어서지 못한다.
고층 빌딩 앞 난간
버리고 싶지 않은 겨울을
또아리 틀어 깔고 앉아
초점 잃은 눈동자로 배시시 웃는 남자
지하도 시멘트 바닥은 포근한 침대였는데
쏟아져 나온 봄 물결은
그 자리 마저도 빼앗아 간다.
길 모퉁이 담벼락 아래
으등그러진 손으로 더덕을 베껴
봄을 담듯 비닐 봉지에 담는 할머니
진종일 앉아 채워도, 애타도록 그리는
진달래, 개나리는 피어날 줄 모른다.
봄날, 오후의 서정 2-시집 <별 하나 꽃불 피우다>
김윤자
길 끝자락에 거꾸로 매달려
피가 하얗도록 몸부림치던 고드름
겨울 지나고 눈 떴을 때
하늘이 땅 되고, 땅이 하늘 된 설움
흐르는 눈물에 몸이 휘감겨
똑바로 일어서지 못한다.
고층 빌딩 앞 난간
버리고 싶지 않은 겨울을
또아리 틀어 깔고 앉아
초점 잃은 눈동자로 배시시 웃는 남자
지하도 시멘트 바닥은 포근한 침대였는데
쏟아져 나온 봄 물결은
그 자리 마저도 빼앗아 간다.
길 모퉁이 담벼락 아래
으등그러진 손으로 더덕을 베껴
봄을 담듯 비닐 봉지에 담는 할머니
진종일 앉아 채워도, 애타도록 그리는
진달래, 개나리는 피어날 줄 모른다.
봄날, 오후의 서정 2-시집 <별 하나 꽃불 피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