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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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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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하태수 0 492
저자 : 하태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바다

/하태수

묵은내가 나는 삶
고단한 일상에 휘둘리면

나,
시간의 밑바닥에 깊이 잠재워둔
바다를 꺼내본다

처음엔
푸르러고 힘차서
살아 출렁이는 그 생명력이 두려워,
나의 바다를
눈물겹게 감추어 두었다지,

그러나 진정 힘겨운 어느날
그는 속삭인다.
울어라! 분노하라! 외쳐라!
운명에 부닥쳐라!
그리고 살아 숨 쉬어라!

그대가 나를 잊어버린다 해도
나는 그대를 늘 지배하고 있으려니
어리석은 사람아,

인젠 묵은내가 나는 삶의 온갖 허울들을
누더기처럼 걸치고 마음에 무가보(無價寶)를
감추고 지금 어느 곳에서
홀로 지쳐가고 있는가.

생애 한 번으로 족할 그 벅찬 만남!


생각을 무명실에 널어 말린다는 진실
깨끗한 빈 가슴 하나 지니고
내게로 오라,

와서 더 깊은 바다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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