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종 바다종(서사시로 쓰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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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종 바다종(서사시로 쓰는 동화)

여울사랑 0 489
저자 : 여울 김준기     시집명 : 여울에 띄운 주홍글씨
출판(발표)연도 : 2013     출판사 : 월간문학출판사
하늘 종  바다 종

웅이와 종이는
대왕바위 마을 바닷가 언덕 오두막에서
속 정이 깊은 욕쟁이 할매와
엇질이 아빠랑 함께 산다네.
대왕바위 깊은 바다 용궁 선녀가 되었다는
엄마를 그리며 산다네.

Ⅹ-4. 웅이와 복실이

  이제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할머니도 아버지도 어디 가셨는지 집안은 한 밤처럼 조용합니다.
  이런 때는 꼭 무거운 미역 꾸다리 짐을 벗어버린 것 같습니다.
  웅이는 울타리 그늘 아래 깔아놓은 가마니에 쪼그리고 앉아
  복실이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더위에 지쳐 혀를 길게 빼어 물고
  축 늘어져 잠든 복실이를 바라보던 웅이는
  사르르 배가 아파왔습니다.
  뭘 먹고 싶어진 것입니다.

  부엌문 앞 처마에 대룽대룽 매달린 소쿠리를 쳐다보았습니다.
  늘 하던 대로 삐걱거리는 나무의자 위에 올라서서
  밥 소쿠리를 내렸습니다.
  물나물 반찬에 데굴데굴 구르는 보리밥이지만
  웅이는 참으로 맛있습니다.
  배를 두 주먹으로 퉁퉁 쳐 봅니다.

    ‘이눔아야, 쪼만한 게 우짠 밥을 그리 쳐묵노. 앙?

  화난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 식충아 맹꽁아 하고 놀려댈 쫑이도 떠오릅니다.
  그렇지만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웅이는 일부러 배에 힘을 잔뜩 주고는 다시 퉁퉁 배를 치다가
  저도 모르게 빙긋이 웃어버립니다.

  ‘그래, 내 배는 맹꽁이 배다. 와!’

  웅이는 먹던 밥을 남겨 가지고 잠자는 복실이 앞으로 다가갑니다.
  쪼그라진 복실이 밥그릇에 주먹만큼이나 되는 보리밥을 부어놓고는
  복실이 배를 발끝으로 툭툭 건드립니다.

    “니도 배고플기다. 이거 묵고 내캉 놀러 가제이.”



 (→ 다음호 Ⅹ-5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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