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종 바다종(서사시로 쓰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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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종 바다종(서사시로 쓰는 동화)

여울사랑 0 445
저자 : 여울 김준기     시집명 : 여울에 띄운 주홍글씨
출판(발표)연도 : 2013     출판사 : 월간문학출판부
하늘 종  바다 종
<서사시로 쓰는 동화> 여울 김준기(시인)

  웅이와 종이는
대왕바위 마을 바닷가 언덕 오두막에서
속 정이 깊은 욕쟁이 할매와
엇질이 아빠랑 함께 산다네.
대왕바위 깊은 바다 용궁 선녀가 되었다는
엄마를 그리며 산다네.

Ⅹ-6. 하늘종 바다종

  웅이는 은백양나무 기둥에 등을 기대고 쪼그려 앉았습니다.
  복실이가 발치에 와서 비스듬히 엎드려 앉습니다.
  언덕 아래로 거울같이 매끈한 바다가 바람처럼 한눈 가득히 들어왔습니다.

    “웅아, 니 거기서 머하노?”
  언제 왔는지 쫑이가 곁에 서 있었습니다.

    “니 종쳤지. 응?
    “안쳤다. 와?”
    “정말 안쳤나? 내가 들었는디?”
    “안쳤다, 참말로. 니는 어디 갔다 왔노?”
    “ 그지야, 돌이네 배 모았지 않나. 그 배 되게 좋드래이.”

  쫑이는 마치 자기네 배처럼 자랑을 떨며 말합니다.
    “그리고 안 있나, 떡하고 술하고 또 고기도 꿉고 야단이데이.
    동네사람들 다 모여 있고 이따 밤에는 배굿 한다 카드라.”
    “니 떡 얻어 묵었제. 아부지한테 일러바쳐뿔끼다.”
    “일러뿌라. 아부지카 할매카 다 그기 있는디 머.”

  웅이는 꼴딱 침을 삼킵니다.
    “그리고오, 내일은 배타고 쫑바우에 가서
    무제(바다 신에 지내는 제사 굿) 지내는디 돌이카 내카 같이 갈라 했다.”
    “쫑바우 가마 니네 엄마 있나?”
    “임마, 그라마 니네 엄마는 다리 밑에 있나?”
    “치이, 우리 엄마는 종치는 선생님이라 카드라.”
    “이 바보야, 니네 엄마는 선생님이 아니라 종치기라 종치기”
    “니네 엄마는 뭐꼬?”

    “우리 엄마는 물질하는 해녀라 카드라.
      그런데 옛날 아주 옛날에 이렇게 큰 배가 크으다란 종을 싣고 가다가
    쫑바우에 부딪쳐서 물에 빠져뿌린기라.
    우리 엄마는 그 종을 치러 바다 속에 들어갔다 못나왔다 앙이가.”
    ‘치이, 지네 엄마도 종치러 갔으면서’ 하고 말하려다
    그냥 꼴깍 삼켜버렸습니다.
    웅이는 쫑이가 바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선생님도 맨날 종을 치니까 그럼 종치기인가 뭐?’


 (→ 다음호 Ⅹ-7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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