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배웅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친절한 배웅

옥매산 0 387
저자 : 박종영     시집명 : 미발표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친절한 배웅

- 박종영

해 짧은 늦가을 하루를 
소란스럽게 채우는 수많은 소리,
그 소리 중에 유난히 맑은소리를 들춰보니
단풍이 하늘을 향해
가을 산의 당부를 전하는 말씀입니다.
빛의 무게를 비워내는 생명이
하나둘 동면을 준비하는 걸 보니
많은 시절을 이겨낸 사람보다
더 영특한 갈무리가 돋보입니다.
훤히 나 있는 오솔길을
걸어가다 보면 그동안 뜸했던 산국이
파란색으로 말을 걸어옵니다.
한창 피어 울울할 때 오지 않고
하필이면 메마른 날
찾아왔느냐고 눈 흘기며 꾸짖습니다.
아마 산국의 향기를 마음으로 읽어 주지 못하고
딴눈 판다고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나절 산등성이 바람이 쌀쌀하지 않고
늦가을의 배웅이 친절하므로
발가벗은 구절초 가냘픈 허리가 다행입니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