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눈은 내리고
이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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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8 08:43
저자 : 이만구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고향에 눈은 내리고 - 이만구(李滿九)
먼 곳에서 바다를 낀 고향에 도착한 것은
초겨울 날, 해변의 바람이 사뭇 몰아치는
그때의 이별 후 또 다른 해후를 남겼다
잊힌 텅 빈 거리에는 진눈깨비 날리고
외투의 눈을 털고 누이랑 들어간 곳은
고향땅 벽난로가 온기를 주는 곳이었다
창밖에는 세월의 파편처럼 눈은 내리고
둘이서 안경에 낀 기억의 성애를 닦으며
함께 눈가의 서린 물기도 애써 지웠다
가로등은 해안의 찬바람에 여위어 가며
정든 사람들은 가고 없는 쓸쓸한 생각에
이방인이 되어버린 설야의 귀향이었다
거리를 따라 내려다본 어머니랑 식구가
함께 웃고 살았던 옛 집터에는 얼어붙은
타인의 영역으로 수북히 눈만 내리었다
먼 곳에서 바다를 낀 고향에 도착한 것은
초겨울 날, 해변의 바람이 사뭇 몰아치는
그때의 이별 후 또 다른 해후를 남겼다
잊힌 텅 빈 거리에는 진눈깨비 날리고
외투의 눈을 털고 누이랑 들어간 곳은
고향땅 벽난로가 온기를 주는 곳이었다
창밖에는 세월의 파편처럼 눈은 내리고
둘이서 안경에 낀 기억의 성애를 닦으며
함께 눈가의 서린 물기도 애써 지웠다
가로등은 해안의 찬바람에 여위어 가며
정든 사람들은 가고 없는 쓸쓸한 생각에
이방인이 되어버린 설야의 귀향이었다
거리를 따라 내려다본 어머니랑 식구가
함께 웃고 살았던 옛 집터에는 얼어붙은
타인의 영역으로 수북히 눈만 내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