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펄럭이고 싶다 -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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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펄럭이고 싶다 - 나희덕

poemlove 1 6995
저자 : 나희덕     시집명 : 뿌리에게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나는 펄럭이고 싶다

나희덕


똥을 털어내고 비누칠을 하면서
세상을 길러내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이 얼룩진 기저귀가
아기의 똥오줌을 받아내어 아기를 자라게 하듯
남의 밑에서 세상의 오물을 받아내고
구린내를 견뎌내면서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생각한다.
비누거품 속에서 자신을 헹구어내며
다시 기저귀가 되어가는 사람들,
푸르스름하게 얼룩진 슬픔을 털고
기저귀를 빨면서
부단히 더러워지지 않으면
깨끗해질 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밝은 햇살 아래 눈부신 기저귀처럼
하늘 한모퉁이 나도 그렇게 펄럭이고 싶다.
보송보송한 살 한점 세상에 보태주고 싶다.
1 Comments
우주호 2005.07.14 10:48  
삶의 아픔을 불평하는 것보다 참의미를 드러내는 기저귀의 신비
저도 아픔을 헹구며 살겠습니다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