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서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눈을 감고서

이향아 0 441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화음
출판(발표)연도 : 2011     출판사 : 시와시학
눈을 감고서/이향아



잠을 청한다
눈을 떴다고 깨어 있는 것이 아니듯
감았어도 아주 절벽은 아니다
몸뚱이를 껌처럼 늘여서 구들장 위에
구들장 가려 막은 지붕 아래에
결국은 떠나지 못할 젖은 땅 위에 
나는 영락없이 항복하는 사람이다
 
애써 세운 기둥을 무너뜨리고
이렇게 형편없이 널브러진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 지엄한 시선
 
나 하마 큰일 날 약속을 어겼을까 
그 때문에 돌아간, 닫힌 문도 있을까
어둠은 끊임없이 부스럭거리면서 초침 위를 지나가고
지구는 점점 더 소리를 내지르며 자전의 위세를 떨친다
촛불이 녹아내리듯 사위는 목숨
그래도 억지로 가라앉지는 말고
그렇다고 기를 쓰고 몸부림치지도 말기
그냥 기다리기
반드시 날은 밝아 오리니   
눈을 감은 채
아니 뜨고서라도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