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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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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이향아     날짜 : 19-01-10 19:40     조회 : 59    
    · : 눈을 감고서
    · 저자(시인) : 이향아
    · 시집명 : 화음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11
    · 출판사명 : 시와시학
눈을 감고서/이향아



잠을 청한다
눈을 떴다고 깨어 있는 것이 아니듯
감았어도 아주 절벽은 아니다
몸뚱이를 껌처럼 늘여서 구들장 위에
구들장 가려 막은 지붕 아래에
결국은 떠나지 못할 젖은 땅 위에 
나는 영락없이 항복하는 사람이다
 
애써 세운 기둥을 무너뜨리고
이렇게 형편없이 널브러진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 지엄한 시선
 
나 하마 큰일 날 약속을 어겼을까 
그 때문에 돌아간, 닫힌 문도 있을까
어둠은 끊임없이 부스럭거리면서 초침 위를 지나가고
지구는 점점 더 소리를 내지르며 자전의 위세를 떨친다
촛불이 녹아내리듯 사위는 목숨
그래도 억지로 가라앉지는 말고
그렇다고 기를 쓰고 몸부림치지도 말기
그냥 기다리기
반드시 날은 밝아 오리니   
눈을 감은 채
아니 뜨고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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