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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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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아 0 415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온유에게
출판(발표)연도 : 2014     출판사 : 시와시학
유통기한/이향아

 

말이야 한 마디씩 잊어버려도 돼
쓰레기가 되기 전 제 발로 나간다면 
차라리 홀가분하지 않은가

유통기한이 지난 토마토케첩, 마요네즈 소스
아까운 들기름을 버리면서 망설였다 
오래된 것들과 동거하기 좋아하는 나는 
제 사용한도를 짐작이나 하고 있는지 몰라

잊어버린 말에 짓눌리고
버려도 되는 것에 가슴 에이다니
그럼 헤어지기 좋은 때란 있는 것인가
돌아서고 돌려세우기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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