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 나 그대에게  /은파 오애숙

이 겨울 함박눈 내리는 날이면 그대에게 편지 써요
하얀 눈 소복히 내려 거리마다 눈꽃 송이 피어나면
거위털 포근한 가슴으로 우리만의 추억을 생각하며
젊은 날의 겨울동화 속에 들어가 얘기하고 싶거든요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죠 어느 해 겨울 함박눈이
우리의 사랑 축복하듯 펑펑 내리던 그날 서울대 쪽
가로수길 위 밤암새 흰 눈이 소복히 쌓인 하얀눈길
아이가 되어 깡총깡총 뛰며 그날부터 우리의 추억
한 걸음씩 걸어가며 아름다운 발자국 남겼었지요

눈 내리는 이아침 창문가로 가 따근한 커피 한 잔 속
들숨과 날숨 사이에 진한 그대의 향그럼 느끼고 있어
가슴으로 피어오르는 첫사랑의 기쁨 담뿍 담은 편지
겨울 끝자락에서 시향의 설렘 안고 그대에게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