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채비
문소
0
602
2019.01.25 05:33
저자 : 이일영(逸永)
시집명 : 귀달린 바람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시와 정신
떠날 채비/ 시 이일영
손전등 비추며 더듬어 가는
미지의 동굴
문득문득 어둠의 세계가
압도하더군요
맨바닥에 가부좌한 후
손전등 끄고 잠시 눈을 감았지요
신기하게도
순간 화면처럼 내가 보이는 거 있지요
지금껏
손전등 불빛같은 짧은 시간을 살면서
탁구공만한 공간속에
축구공보다 더 큰 욕망을 채우려고
이리저리 늘어놓은 이삿짐같은 나
잠시 빌려본 죽음 앞에서
환한 생각 하나가
꾸짖듯 나에게 묻습니다
언제든 나비같이
홀가분한 여장을 꾸려
떠날 수 있느냐
너는...
손전등 비추며 더듬어 가는
미지의 동굴
문득문득 어둠의 세계가
압도하더군요
맨바닥에 가부좌한 후
손전등 끄고 잠시 눈을 감았지요
신기하게도
순간 화면처럼 내가 보이는 거 있지요
지금껏
손전등 불빛같은 짧은 시간을 살면서
탁구공만한 공간속에
축구공보다 더 큰 욕망을 채우려고
이리저리 늘어놓은 이삿짐같은 나
잠시 빌려본 죽음 앞에서
환한 생각 하나가
꾸짖듯 나에게 묻습니다
언제든 나비같이
홀가분한 여장을 꾸려
떠날 수 있느냐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