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약을 놓으며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바퀴벌레 약을 놓으며

hera9722 0 400
저자 : 이진숙     시집명 : 원숭이는 날마다 나무에서 떨어진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우리글
내 오랜 불면증의 이유가 단지 커피때문일거라는 그런 생각 이후
커피를 더더욱 안 마실 수는 없게 되었다
화장실 변기통 옆에 쭈그리고 앉아
먼저 살던 사람들이 유일하게 내게 물려준 바퀴벌레 따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는 것보다 더 낭만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부터

무슨 일인가로 지구가 폭삭 망하더라도 징글징글하게 오래 살아남을거라는 바퀴벌레,
바퀴벌레의 빤짝이는
그 징그런 생명력에 대한 외경심으로

징글징글하게 낭만적인 밤을 향하여 약을 놓는 일을
진정 멈출 수는 없게 되었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