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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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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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에서

오소후 0 272
저자 : 오소후     시집명 : 한 점 불루
출판(발표)연도 : 2013     출판사 : 발해그래픽스
습지에서

            오소후

늪은 바다가 늙은 거라고 웃드군요
처녀 늙은 여자가 습지를 찾는게 이상할게 없군요

애기부들 옆에서 물잠자리가 소리없이 날아가고
땅귀개가 필려면 더 더워져야한다고
송장개구리가 풀떡 뛰어 가네요

습지에 서면 어디서 뭐가 튀어 나올지 몰라요
훌쩍 얕은 물고랑이 처녀애처럼 요동치는걸 보면
물뱀인지 혹간 가물치가 숨어든게 아닌가 놀래거든요

아무래도 습지는 처녀애 몫인가 봐요
나리꽃 고마리 피어오르면 길앞잡이가 나설거고
숫잔대 술노린재 어울려 축축히 젖은 땅이라서

바다가 늙은 늪으로 가서 마름꽃이나 보고 싶네요
처녀 늙은 여자는 습지를 찾는게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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