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숲길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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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숲길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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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진숙     시집명 : 원숭이는 날마다 나무에서 떨어진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우리글
아침 숲길을 걸었어요  물푸레나무와 신나무와 떡갈나무와 그 사이 사이 얼굴 내민 달맞이꽃이 작은 새들을 불러모으고 있었어요 강 건너 저 편에선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시작된 아비의 구슬픈 노래가 들려오고, 난 새가 되고 싶었어요 새가 되어 물푸레나무가 신나무가 떡갈나무가 속삭여 준 아비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었어요 계곡을 흐르는 바윗돌들이 까르륵 까르륵 웃으며 나를 물 속에 빠트리고 마는군요 난 물이 되어 버렸어요 금결 은결로 빛나는 수만 수억의 물결들이 나의 얼굴과 목과 가슴을 간지럽히고 세월 사이사이로 숨바꼭질하며 몸 뒤틀며 흘러갔지요 흘러가다가 흘러가다가 햇살 속으로 승천하는 작은 무지개를 보았을때 무지개 저편으로 보일 듯 말 듯 힌옷 입은 아비의 그림자를 쫓아버리는 미친 들고양이들도 함께 보았지요 바람이 불고 바다를 끌어안은듯  미친 바람이 불고,  미친 듯 춤 추는 떡갈나무 잔등위로 작은 공처럼 튀어오르던 빗방울들이 날개를 솟구치며 추락할 때  난 보았어요 부서지는 아비의 노랫소리를, 꿈결처럼 가까워져 오는 내 아비의 머언 노랫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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