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배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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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배롱꽃

오소후 0 429
저자 : 오소후     시집명 : 광주문학 81호
출판(발표)연도 : 2016     출판사 : 도서출판 시와 사람
그 해 여름 배롱꽃

      오소후

매미도 울지 않았다
목탁소리가 한 번 두 번 울릴 때마다
호르륵 새가 울었다고 기억한다
아니 배롱꽃이 수레바퀴 꽃차례를 굴리고
한 개 두 개 붉은 꽃잎이 주름살을 폈던가

유두절 비가 퍼부었다
망자를 위한 비가도 들리지 않았다

이승에 남은 가족들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사십구제를 올리고도
여름 내내 백 번의 제례를 올렸다

짙푸른 숲 속에는 호르라기새만 호르르 울고
스님은 지장보살 지장보살 한 시간 넘게 호명하고

누굴 만났다가 이별을 했다는 건가
싱거운 질문이 고개를 든다
부처는 자신의 설법이 뗏목 같다고 햇는데

붉은 꽃이 여름을 태우며 백일을 핀다고 배롱꽃
고요를 깬다는 파양수 (怕揚樹)
그해 여름 나는 한 그루 배롱꽃으로 피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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