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
봄비전재복
0
375
2019.02.22 22:05
저자 : 전재복
시집명 : 연지당 사람들
출판(발표)연도 : 2016
출판사 : 창조문예사
* 발아 / 전재복
그대가 가슴을 열어
받아주기 전엔
나는 그냥
꿈을 품은 작은 씨앗이었어
진열대 위 빳빳한 종이봉투 속
끝모를 내 기다림의 한계였지
기름진 땅이 아니면 어때
툭 던져진
옹골찬 작은 알갱이 하나
무심히 받아 들었다가
별 뜻 없이 품었다 해도 괜찮아
시간이 멈춰버린 단단한 껍질
밝음을 향한 핏빛 열망으로
하루 이틀 혹은 사나흘
온몸으로 부딪혀 깨고 말거야
진땀나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
마악 껍질을 벗고 나온
민낯의 수줍은 내 손
맨 처음 잡아주는 이
그대였으면 참 좋갰어
그대가 가슴을 열어
받아주기 전엔
나는 그냥
꿈을 품은 작은 씨앗이었어
진열대 위 빳빳한 종이봉투 속
끝모를 내 기다림의 한계였지
기름진 땅이 아니면 어때
툭 던져진
옹골찬 작은 알갱이 하나
무심히 받아 들었다가
별 뜻 없이 품었다 해도 괜찮아
시간이 멈춰버린 단단한 껍질
밝음을 향한 핏빛 열망으로
하루 이틀 혹은 사나흘
온몸으로 부딪혀 깨고 말거야
진땀나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
마악 껍질을 벗고 나온
민낯의 수줍은 내 손
맨 처음 잡아주는 이
그대였으면 참 좋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