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유해면 (廻游海面)
오소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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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1 13:42
저자 : 오소후
시집명 : 작가와 문학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작가와 문학
회유해면(廻遊海面)
오소후
목에 삼도(三道)를 걸고 이 겨울, 귀신고래가 되어 울산앞바다를
헤엄친다 나의 뱃속 1년 후에 만날 내 새끼를 잉태하고 암초에
붙은 이끼를 뜯으며 꼬리지느러미를 흔들며
바람 따라 여기 왔다 이곳에 여름이 오면 찬바람 따라 오츠크해안
으로 간다 나에게는 더 이상의 상상은 없다 누군가 와서 쓰다듬다
만 자리 작고 흰 얼룩이 생겨나고
경계가 있다 마다 나의 감성은, 극한지에 서서 느끼는 성감대 눈물
피 그래서 극경(克鯨) 이젠 더 이상 작살을 던지지 말아주었으면 오,
견딜 수 없음이여 피눈물이여
천신만고의 회유해면 물이랑을 세며 어머니를 떠올린다 함께
바라보던 장생포바다 핏물 뚝뚝 들던 고래 고기 좌판 앞에서 질겁
하던 어머니의 어린 새끼, 나의 저 날카로운 비명이 들리지 않는가
이제는 먹이를 찾아 이동할 수 있는 쇠고래 한 마리, 저녁노을을
폭풍 흡입하는 이 겨울, 동해 바다는 몸을 허락한다 또 다른 한 마리
어린 귀신고래를 위하여
오소후
목에 삼도(三道)를 걸고 이 겨울, 귀신고래가 되어 울산앞바다를
헤엄친다 나의 뱃속 1년 후에 만날 내 새끼를 잉태하고 암초에
붙은 이끼를 뜯으며 꼬리지느러미를 흔들며
바람 따라 여기 왔다 이곳에 여름이 오면 찬바람 따라 오츠크해안
으로 간다 나에게는 더 이상의 상상은 없다 누군가 와서 쓰다듬다
만 자리 작고 흰 얼룩이 생겨나고
경계가 있다 마다 나의 감성은, 극한지에 서서 느끼는 성감대 눈물
피 그래서 극경(克鯨) 이젠 더 이상 작살을 던지지 말아주었으면 오,
견딜 수 없음이여 피눈물이여
천신만고의 회유해면 물이랑을 세며 어머니를 떠올린다 함께
바라보던 장생포바다 핏물 뚝뚝 들던 고래 고기 좌판 앞에서 질겁
하던 어머니의 어린 새끼, 나의 저 날카로운 비명이 들리지 않는가
이제는 먹이를 찾아 이동할 수 있는 쇠고래 한 마리, 저녁노을을
폭풍 흡입하는 이 겨울, 동해 바다는 몸을 허락한다 또 다른 한 마리
어린 귀신고래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