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되려면 / 박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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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되려면 / 박얼서

박얼서 0 347
저자 : 박얼서     시집명 : 오늘이 일생이다
출판(발표)연도 : 2014     출판사 :
옷이 되려면 / 박얼서

여행 떠난 마누라 자리엔
밀린 빨래만 그득하다
바지든 저고리든 하나 같이
누군가를 위해
체온이 되기 위하여
날개가 되기 위하여
누군가의 손끝에서
의복으로 완성된 것들이다
하지만 빨랫감은 그저 빨랫감이다
신분은 분명 옷이면서도
옷 노릇을 포기한 채로
욕조에 벌렁 드러누운 지
벌써 사나흘을 지냈다
완성품이란 원래 없는 것이었다
꾸준한 돌봄이 완성이었다
다시 옷다운 옷이 되려면
정성어린 따스한 손길이 여미고
세상 빛 온기에 잘 말려져야
본분 다시 펼칠 것이다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줄
자궁 같은 그 옷으로
몸을 아름답게 감싸 안을
체면 같은 그 옷으로
세탁기를 익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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