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느린 걸음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시의 느린 걸음

곽상희 0 332
저자 : 곽상희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     출판사 :
시(詩)의 느린 걸음
                                                                      곽상희



시를 위해 네가 필요하단다, 이곳,
그 곳에서 먼데 있는 이상한 숲에선

시를 위해 너의 눈물이 필요 하단다
너의 따듯한 손이

오늘도 나는 너의 집 앞에서 문을 두드린다, 언제나 열려진 문,
거울에 반사되어 햇빛 부신 문, 내 앞에선 석경(石鏡) 같다

난 석경 앞에서 간밤 피우다 놓친 꽃 줄 하나 가슴에 안고
사막의 수없는 어지러운 내 발자국을 보았지

그러나 나는 한발자국도 뒤돌릴 수 없어
사랑도 미움도 바람 따라 이미 떠나갔는데

몸보다 몇 천배로 커버린 네 사랑 앞에서
에베레스 산정에서 별빛처럼 앓다 지상의 가련한 꽃 하나

바위에는 비가 되어 내려도 사막의 바위 뿌리의 가슴을 풀어헤쳐도
시간의 궤도는 재연되지 않아

바위가 나비가 되고 별이 되기까지 너는 천만 세월 변함없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금도 난 엎드려 가고 있어
꿈틀 꿈틀 너무 느려, 미안해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시인들의 시도 발걸음 더디게 하고
우주 공간을 종횡으로 훔치는 생각들,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내 시가 있어

그러나
너는 그대로이네,

본래부터
넌 가득 차 있었지,  있었지....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