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직선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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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직선 - 도종환

poemlove 1 11678
저자 : 도종환     시집명 : 부드러운 직선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높은 구름이 지나가는 쪽빛 하늘 아래
사뿐이 추겨세운 추녀를 보라
뒷산의 너그러운능선과 조화를 이룬
지붕의 부드러운 선을 보라 한다
어깨를 두드리며 그는 내게
이제 다시 부드러워지라 한다
몇발짝 물어서서 흐르듯 이어지는 처마를 보며
나도 웃음으로 답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저 유려한 곡선의 집 한채가
곧게 다듬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것을 본다
휘어지지 않는 정신들이
있어야 할 곳마다 자리 잡아
지붕을 받치고 있는 걸 본다
사철 푸픈 홍송숲에 묻혀 모나지 않게
담백하게 뒷산 품에 들어 있는 절집이
굽은 나무로 지어져 있지 않음을 본다
한 생애를 곧게 산 나무의 직선이 모여
가장 부드러운 자태로 앉아 있는
1 Comments
김수미 2006.05.27 14:37  
사철 푸픈 -> 푸른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