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갓길에서 / 박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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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갓길에서 / 박얼서

박얼서 0 286
저자 : 박얼서     시집명 : 오늘이 일생이다
출판(발표)연도 : 2014     출판사 :
귀갓길에서 / 박얼서

어제는 나영심에 흠뻑 취했었는데
오늘은 이연실과 함께한 귀갓길이다

그때 그 목로주점에 구석진 얼굴들
빛바랜 추억들이 환하여 온다

묵을수록 더 깊은 맛을 낸다더니
곰삭은 가락들이 내겐 더 다정하다

노래에 매달린 시절 이야기꽃들이
노을빛 번지는 채색의 붓끝을 향해
촉촉한 눈망울로 걸어 들어온다

삼 십 촉 백열등이 세월 비킨 자리에
지휘봉 내 검지 끝이 그네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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