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날 한 시에
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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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4 21:21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어머니 큰 산
출판(발표)연도 : 2012
출판사 : 시문학사
한 날 한 시에/이향아
어머니는 일찍 떠난 당신의 남편을 원망하였다
‘한 날 한 시에 함께 죽자하더니’
걸핏하면 대들었다
함께 죽지 못한 게 그리 억울했는지
날 데려가라, 지금이라도 데려가라 떼를 썼다
두 사람의 금술이야 나도 알지만
‘한 날 한 시’라니 말이나 되는가
당신들이야 우리 몰래 약조를 하고
무덤까지 정분을 맹세했을지라도
어린 것들 남겨두고 한 날 한 시라니
살다가 고달프면 어머니의 항변
한 날 한 시, 한 날 한 시
그런 말도 있는가
살다가 길 막히면 한숨처럼 토하던 말
한 날 한 시, 한 날 한시
그게 어디 할 짓인가
내 귀에 피멍이 든 어머니의 절규는
남편이 그립다는 고백이었나,
아직도 모를 것도 알 것도 같다.
어머니는 일찍 떠난 당신의 남편을 원망하였다
‘한 날 한 시에 함께 죽자하더니’
걸핏하면 대들었다
함께 죽지 못한 게 그리 억울했는지
날 데려가라, 지금이라도 데려가라 떼를 썼다
두 사람의 금술이야 나도 알지만
‘한 날 한 시’라니 말이나 되는가
당신들이야 우리 몰래 약조를 하고
무덤까지 정분을 맹세했을지라도
어린 것들 남겨두고 한 날 한 시라니
살다가 고달프면 어머니의 항변
한 날 한 시, 한 날 한 시
그런 말도 있는가
살다가 길 막히면 한숨처럼 토하던 말
한 날 한 시, 한 날 한시
그게 어디 할 짓인가
내 귀에 피멍이 든 어머니의 절규는
남편이 그립다는 고백이었나,
아직도 모를 것도 알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