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창작방 새벽은 / 박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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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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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창작방 새벽은 / 박얼서

박얼서 0 399
저자 : 박얼서     시집명 : 오늘이 일생이다
출판(발표)연도 : 2014     출판사 :
내 창작방 새벽은 / 박얼서
 
시간을 봅니다. 병야(丙夜)의 시작 그 이전부터 시름에 든 이후로 눈 깜박할 사이에 예닐곱 시간이나 도둑맞았습니다.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그림자 하나를 뒤쫓다, 뉘 집의 어미닭 홰치는 이 시간까지 밀리고 말았습니다. 명장(名將)의 손끝이 슬그머니 떨려오기 시작합니다. 날이 곧 밝아올 것입니다. 홀로 밤새 외롭게 누볐던 싸움의 현장들이 패잔병 A4용지들로 쓰러진 채 바닥에 흩어져 나뒹굽니다. 전장 터 곳곳마다 죽은 활자들로 가득합니다. 전쟁의 잔해들입니다. 날밤을 걸고서 무섭게 몰아붙였으나 사기 꺾인 창과 방패, 분패 섞인 한 숨 뿐입니다. 하지만 명장은 이를 결코 포기할 순 없습니다. 앞선 실패 그 쓰라림 뒤엔 언제나 더 큰 승전으로 보상 받았음을 일상처럼 경험해왔기 때문입니다. 기적을 일궈낼 적기가 바로 이때입니다. 가장 절박한 지금입니다. 단 새벽이야말로 사기가 가장 충천하다는 걸 명장은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기 때문입니다. 다시 일어설 기회입니다. 재넘이 검푸른 이 새벽녘에 주제 하나 낯설게 바꿔봅니다. 바짝 숨죽인 뒷마당에선 의인화 된 신무기들을 앞세운 각종 전략들이 쏟아집니다. 양 진영 모두 신경전이 날카롭습니다. 감춰두었던 고도의 전략들이 총동원되고 있습니다. 은유와 풍자를 앞세운 비밀병기들이 날을 번쩍 세웠습니다. 점점 더 신바람으로 일어섭니다. 아주 큰일을 벌일 태세입니다. 속전속결로 맞붙어야 하는 또 한 차례의 치열한 새벽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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