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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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친 봄

성백군 0 275
저자 : 성백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년     출판사 :
삐친 봄 / 성백군


깜박,
입춘을 잊고 지나쳤더니
칼바람이 분다

갑자기 떨어진 영하의 날씨에
찬비까지 내려
‘콜록콜록’ 기침 소리 담장을 넘고
독감이 군중 속을 활보하며 으스댄다

그래, 이양 밉보인 몸
이미 봄인데
설마 얼어 죽기야 하겠느냐며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키려고 입술을 깨무는데

그 이빨 자국 나오기도 전에
살살 부는 꽃샘바람
동백, 매화, 노루귀, 복수초, 아무에게나
시시덕거린다.

이번에도 내가 당한 건가?
몰라줬다고 삐죽거리던 옛 짝꿍 그 계집애처럼
봄이, 나 보란 듯 약을 올린다

  874 - 0220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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