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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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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0 286
저자 : 정진용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     출판사 :
방심 / 정진용

 
잠시 가만히 앉았다 가세요.
사려니숲까지 와서 나무 의자에 앉았다면
아들이 내신 1등급이라는 자랑이며
엊그제 먹었던 돌돔의 식감 같은 거
혀로 돌돌 말아 엄니로 사려 물고
조금이라도 침묵 하늘이랑 놀다 가시지요.
여기저기 주르르 서 계신 삼나무께는
집값 얘기 따위야 낙엽일 뿐이잖아요.
주식 시세로 숲 흔들면 미안하잖아요.
저 오래된 삼나무의 올해 연세며
삼나무 뿌리가 바위 헤집는 데 쏟은 눈물
가만가만 들여다보면 안 될까요.
이런 것도 싫으면 말없이 있다 가세요.
큰 소리 삼가고 사풋사풋 걸어가세요.
귀 밝은 삼나무 싹이 낮잠 자고 있으니까요.
여기까지 오셨으면 시누가 돈만 많다고 흉보지 마세요.
지인의 항암 얘기는 숲 바깥에 놓고 오세요.
미처 못 놓고 왔다면 안내소에 맡기세요.
여기는 사려니숲이니까 삼가,
삼가, 가만히 앉았다 가세요.

  - 201904 공정한시인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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