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유배 사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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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유배 사는 그대에게

정진용 0 436
저자 : 정진용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     출판사 :
세상에서 유배 사는 그대에게 / 정진용

 
바람 타고 바람의 본적지까지 왔습니다.
다시 제주도 풍경에서 내 가슴 절도로 귀양 와
침묵으로 울타리 두르고 마음조차 홀로 살고 있습니다.
사람 그리울 때면 수시로 연기며 횃불 올렸으나
알아보는 사람 드물었습니다. 내 살아온 값입니다.
그럼에도 그걸 알아준 사람 만나면 술잔 올리겠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떠났어도 며칠 동안 속으로 슬퍼할 뿐
내 아픔처럼 눈물 넉넉하게 내어드리지 못합니다.
오늘과 다르지 않은 종천(終天)도 이렇게 맞겠습니다.
내 얘기에 아무 말 않는다면 당신도 혼자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뭐라고 한마디하고 싶겠습니다만
정말로 혼자라는 걸 안다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모든 걱정과 외로움 또한 아무렇지도 않을 겁니다.
나 떠나온 곳에서 어수선한 바람 불어올 때마다
바람의 본적지 찾던 날의 다짐으로 가슴 다스립니다.
산다는 건 어마어마한 고역도, 흩날리는 바람도 아니고
제 그릇 안에 담긴 것만큼 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라산 벼랑에서 바위틈 움켜쥔 구상나무처럼,
바닷가 돌담 헤집고 나오는 팽나무 뿌리처럼.

- 201904 공정한시인의 사회​





















 




정진용 ㅣ

강원 원주 출생. 시집 『여전히 안녕하신지요?』로 작품 활동 시작.[출처] 방심 / 세상에서 유배 사는 그대에게 ㅡ 정진용[공시사의 시선201904]|작성자 공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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