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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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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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르니까

이향아 0 275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어머니 큰 산
출판(발표)연도 : 2012     출판사 : 시문학사
혹시 모르니까/이향아


 

아버지의 진지를 아랫목에 묻었다
하루 이틀 출장이 아니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정을 묻어 뜸들이듯 어머니는 밥을 묻었다
아랫목이 식듯이 묻은 밥도 식고
식은 밥은 언제나 어머니 차지였지만   
다음 끼니에도 그 다음 끼니에도 어머니는 지치지 않고 그렇게 했다 

사람의 일이라도 사람의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될 것 같다가도 혹시 모르니까
다 되었다가도 삐끗할 수 있으니까 
가던 길 막히면 되돌아오고 
갔다가도 이내 되짚어가야 하니까 
길은 만방으로 트여 있지만
가는 것이 길이라고 뚫는 이도 있고 
이것은 아니라고 막는 이도 있어서 
백에 하나 혹시라도 모르니까   
안다 해도 다는 알 수 없으니까
어머니는 혹시 몰라 염려하였다
우리도 혹시 속에 마음 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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