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평등한 배변의 시간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평등한 배변의 시간

옥매산 0 263
저자 : 박종영     시집명 : 미발표
출판(발표)연도 : 2019     출판사 :
누구나 평등한 배변의 시간

- 박종영

모든 사람은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먹고 자고 배설해야 왕성하게 활동한다
누구나 사용하는 화장실은 하루를 계획하는
은밀하고 예민한 문화의 공간이다

평정된 마음으로 화장실에 가면
바지를 내려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으나 그건 의무다
사람은 지위가 높거나 낮으나
권력이 있으나 없으나 돈이 많거나 적으나
끼니의 섭생으로 축적된 몸과 마음의 
저속한 무게를 털어내야 슬기로운 하루가 유익하다
 
힘을 주어야 하는 배변은 누구나 간직한 원초적 습관이다
힘을 주었을 때 나는 소리는 살아있음의 울림이다
매일 아침 오랜 불멸의 습관을 엉덩이로 깔고 앉아
즐겁고 시원하게 상쾌한 시간을 갖는 사이

한사코 붙잡고 있는 권위 앞에
무력하게 쪼그리고 있는 나를 위해
스스로 진실한 마음이 공감하고
화장실 안의 녹슨 타율이 대항의 사선을 그을 때가 있다

배변의 연동 작용은 누구나 대신하지 못하므로
자신의 몫으로 위안을 가지면 평등한 자유가 보인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