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 때 냄비밥을 안친다
김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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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1 22:38
저자 : 김병훈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년 5월
출판사 :
슬플 때 냄비밥을 안친다 - 詩 김병훈
슬픔이 찾아올 때 나는 냄비밥이 된다
눈물이 찾아올 때
내 각막은 밥물이 넘쳐흐르는 냄비밥이 된다
나는 슬플 때 냄비밥을 짓는다
쌀을 냄비에 붓고 밥물을 맞추고 안친다
나는 좀 많이 울고 싶을 때 냄비밥을 안친다
냄비밥을 짓자 밥물이 이구아수 폭포처럼 운다
가끔 냄비밥이 소리치며 나대신 울어준다
모든 냄비밥에는 절벽이 있다
모든 냄비밥에는 폭포가 있다
냄비밥을 안치고 나면
세계 3대 폭포를 다 만날 수 있다
냄비밥을 안치고 너를 생각하면
밥물은 이구아수 폭포처럼 흘러넘치고
눈물은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흐른다
삶이 냄비밥에서 흘러넘치는 밥물 같을 때
각막과 망막을 꼭 맞잡고 있는 마음으로
냄비밥을 짓는다
밥은 온 마음을 담는다
그래서 밥에도 눈물이 있다
한 톨의 밥알에도 사랑이 있다
냄비 뚜껑에 붙은 한 톨의 밥알에서
예쁘게 눈 화장을 고치고 있는 너를 만난다
밥이 냄비에 눌어붙었다
내 눈물은 너의 각막에 눌어붙었다
내 사랑은 너의 입술에 눌어붙었다
나는 냄비밥을 한 숟갈도 먹지 못했다
내 홍채의 아랫목 같은
너의 각막에 냄비밥 한 공기를 넣어 두었다
내 눈물샘의 북극점 같은 너의 망막에
다식은 냄비밥을 카메라의 필름처럼 얼려 두었다.
슬픔이 찾아올 때 나는 냄비밥이 된다
눈물이 찾아올 때
내 각막은 밥물이 넘쳐흐르는 냄비밥이 된다
나는 슬플 때 냄비밥을 짓는다
쌀을 냄비에 붓고 밥물을 맞추고 안친다
나는 좀 많이 울고 싶을 때 냄비밥을 안친다
냄비밥을 짓자 밥물이 이구아수 폭포처럼 운다
가끔 냄비밥이 소리치며 나대신 울어준다
모든 냄비밥에는 절벽이 있다
모든 냄비밥에는 폭포가 있다
냄비밥을 안치고 나면
세계 3대 폭포를 다 만날 수 있다
냄비밥을 안치고 너를 생각하면
밥물은 이구아수 폭포처럼 흘러넘치고
눈물은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흐른다
삶이 냄비밥에서 흘러넘치는 밥물 같을 때
각막과 망막을 꼭 맞잡고 있는 마음으로
냄비밥을 짓는다
밥은 온 마음을 담는다
그래서 밥에도 눈물이 있다
한 톨의 밥알에도 사랑이 있다
냄비 뚜껑에 붙은 한 톨의 밥알에서
예쁘게 눈 화장을 고치고 있는 너를 만난다
밥이 냄비에 눌어붙었다
내 눈물은 너의 각막에 눌어붙었다
내 사랑은 너의 입술에 눌어붙었다
나는 냄비밥을 한 숟갈도 먹지 못했다
내 홍채의 아랫목 같은
너의 각막에 냄비밥 한 공기를 넣어 두었다
내 눈물샘의 북극점 같은 너의 망막에
다식은 냄비밥을 카메라의 필름처럼 얼려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