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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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축복

목필균 0 362
저자 : 목필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     출판사 :
꽃의 축복




                                                                                              목필균



돌아보니 기억의 가슴에는

따스한 봄빛에도, 푸른 젊음의 숲에도

피어난 작은 꽃도 없었다

민들레도, 나팔꽃도, 아카시아 향기도

 

정신없이 살아온 삶의 한 도막은 삭제되었는지

추억의 한순간이 떠오르지 않아도

그 시절로 돌아가라면 주저앉을 것 같은데

 

꽃은 기울어진 지금의 내게 찾아왔다

온전한 나만의 공간

좁은 아파트 베란다에 뿌려진 정성

 

제라늄도, 사랑초도, 호접란도

비좁은 화분에 발 묻고, 햇살 한 줌 붙잡아

꽃향기로 피어난다

 

병약한 몸에 축복으로 터지는 탄성들

행복의 음표가 내게로 온다

평안한 호흡이 내게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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