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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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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봄에 0 303
저자 : 강민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터널/강민경


차를 타고 가다가 보면 가끔
낯선 곳에서 터널을 만나
당황스러웠습니다

우리네 세상사도
원한다고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가는 길이 막막하고 캄캄하여 때로는
목덜미가 덜커덩거리도록 긴장이 됩니다만

어찌합니까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내 세상
참아야지요, 다스려야지요
화내면 캄캄한 터널 벽에 부딪혀
사고를 내고 이웃에게도 진로 방해가 되는걸요.
 
차를 타고 가다가
낯선 곳에서 터널을 만나거든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려요
옆을 보면 캄캄하지만 앞을 보면 출구가 보여요
지내놓고 보면 그것도 잠시 확 트인 세상
멋져요

인생은 그렇게 사는 거라고
시커먼 터널 출구가 빨리 달아나라고
등을 떠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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