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수성못에서 외치다.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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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9 08:31
저자 : 이은경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
출판사 : ?
자동적으로 또잠이 깨어 일어 나 여기 앉았다. 기계적인 일에 종사하는 그는 약 달라니 또 잔소리다. 정말 싫어. 그녀는 저런 사람을 우예 장래가 촉망되는 벤처 사업가라고 소개했을까. 저 잔소쟁이 영감을. 같이 가자면 따라다니는 그런 류의남자를 혐오하는 편인 난, 얼어붙은 그 날들에 두려움마저 느낀다.그래. 2000년대초 어느 날, 컴이라곤 논문 타이핑밖애 모르던 난 그 날도 논문읗 쓰고 지쳐 기분전환겸 세이 래팅도 하고 창비 게시판 구경도 해다. 글들이 엉망이지만. 대구데 첫 강의를 나가려던 그 날, 재수없게 채팅에서 본 그 놈이 느닷없이 레이스 속옷을 사서 집으로 쳐들어왔다. 나쁜 자식. 박남철시인이 여성 시인을 희롱하니 뭐니. 야야, 그런거 관심 없어니 이제 정신차리고 이 집에서 나가. 돼지라고 말하던모르던 그 시인보다 그 놈이 더 삻었다.자꾸 말려들게 해서.거의 1년을 싸운 끝에 그 녀석을 집에서 쫓아내었고 난 제자리였다. 공부도 못하고 생은 파탄되고 시도 못 쓰고 박사 졸업식도 못 가고. 생의 파편들. 이건 울 오마이 동무는 평생읊 갋아먹어 내가 번 돈 다 가져가고 그 돈은 동생 아파트 유지비로 들어가고. 난 얼어붙어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뭐 이런 것들이 다 있어! 동대구역 다방에서도 울고 거리에는 늘 바람이 불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익명의 아이디ㅁ만 가징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그렇게 내 동백 꽃은 분해되어 꽃잎흩어지고. 얼마 안 있어 노무현 정권이 들어 들어섰다. 이 집 사람들은 내 병명을 모른다. 모르는 사람들이 원래 목소리가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