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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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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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모른다.

박인걸 0 393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6.17     출판사 :
너희들은 모른다.

3월이면 버들강아지 뽀얗게 돋아나고
아지랑이 밭이랑 사이로 피어오르며
달래와 씀바귀가 밭둑에서 돋아 날 때면
댕기처녀 바구니 끼고 나물을 뜯던
4월이면 진달래 살구꽃 지천으로 피고
송화 가루 폭탄가루처럼 마을 뒤덮을 때면
아낙네 논밭에 엎드려 씨앗을 심고
순한 암소와 딸린 송아지 풀을 뜯던

5월이면 새파란 하늘 아래 붓꽃이 늪에서 웃고
웃자란 벼가 물결치는 논에는 맹꽁이가 울며
오솔길 조팝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까맣게 익은 뽕나무 오디 단물을 빨아먹던
6월이면 비릿한 밤나무 향기가 마을 뒤덮으면
산 뻐꾸기도 취하여 짝 찾으며 날고
풋 감자 찌는 냄새가 저녁녘 마을에 풍기면
허기진 아이들이 총총히 집을 찾아 들던

도시에서 사는 너희들은 모른다.
회색 건축물에 둘러싸여 하늘을 파편으로 보고
각종 매연에 가슴까지 오염된 도시 사람들은
사람이 자연이란 사실을 모른다.
수많은 기계들이 내뱉는 비명들과
쏜살같이 흘러가는 차량들 행렬의 소음과
골목마다 쌓인 쓰레기의 악취에 절어 사는
불쌍한 도시인들은 산골이 낙원인 것을 모른다.
2019.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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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