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을 들여다보다
목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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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8 09:51
저자 : 목필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
출판사 :
전생을 들여다보다
- 창령사 오백 나한전을 보고 -
목필균
천 년 전설을 마주한다
극락과 속세를 넘나드는 성자의 정진에도
생로병사 희로애락을 피할 수 없었을까
백팔번뇌가 찰나로 이어지는 이승이
천태만상 얼굴로 만들어진 것을
깊은 산중 창령사에 모여든 오백 나한들이
세상사 부질없다 땅속에 묻히고도
윤회의 업이 깊어, 돌고 돌아서
인연 따라 나투는 데는 순간이더라고
머리 깎은 얼굴도, 두 손 모은 얼굴도
보주를 든 얼굴도, 선정에 든 얼굴도
늙음도, 젊음도, 너도, 나도 다름이 없어
나의 전생이었던가?
부정의 찡그림도
분노의 목소리도
즐거움의 탄성도
늙어 병들어 죽음의 한 가닥 흔적
피할 수 없어 끌어안은 운명의 발자국
천 년 전 석공도 바위마다 새겼나 보다
- 창령사 오백 나한전을 보고 -
목필균
천 년 전설을 마주한다
극락과 속세를 넘나드는 성자의 정진에도
생로병사 희로애락을 피할 수 없었을까
백팔번뇌가 찰나로 이어지는 이승이
천태만상 얼굴로 만들어진 것을
깊은 산중 창령사에 모여든 오백 나한들이
세상사 부질없다 땅속에 묻히고도
윤회의 업이 깊어, 돌고 돌아서
인연 따라 나투는 데는 순간이더라고
머리 깎은 얼굴도, 두 손 모은 얼굴도
보주를 든 얼굴도, 선정에 든 얼굴도
늙음도, 젊음도, 너도, 나도 다름이 없어
나의 전생이었던가?
부정의 찡그림도
분노의 목소리도
즐거움의 탄성도
늙어 병들어 죽음의 한 가닥 흔적
피할 수 없어 끌어안은 운명의 발자국
천 년 전 석공도 바위마다 새겼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