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이 모이는 곳
이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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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09:42
저자 : 돌샘/이길옥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3
출판사 :
<詩들이 모이는 곳>
- 시 : 돌샘/이길옥 -
쓰레기 하치장을 지나는데
악취에 섞인 이야기들이
쉬파리 발바닥에 밟혀 있다가
바람에 묻혀와 귀속을 파고든다.
귀속을 찾아들며
투덜대는 하소연을 정리하려고
신경에 전원을 높이니
쥔 여자의 낭비벽에 희생된 단색 팬티가
최신 유행의 꽃무늬 팬티에 당했다고
땅을 치며 억울함의 손톱을 세워 가슴을 쥐어뜯는다.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핏대를 세우며 게거품을 물고
열에 데여 붉으락푸르락 감정 억제를 못 하는
멀쩡한 책 한 권이
제 속을 확 뒤집어 까발리며
무식한 놈이 자기를 무시해 거들떠보지 않고 버렸다고
깨알 같이 박힌 응어리를 털어낸다.
막 등을 돌리는데 시끌벅적한 소리들이
발길을 막으며 목덜미를 잡고
푸념을 널어놓는 동안
쓰레기 하치장에서는
하소연들이 산란한 詩들을 모아놓고
오뉴월 따끈한 햇살이
포근한 둥지를 틀어주며 등을 토닥인다.
- 시 : 돌샘/이길옥 -
쓰레기 하치장을 지나는데
악취에 섞인 이야기들이
쉬파리 발바닥에 밟혀 있다가
바람에 묻혀와 귀속을 파고든다.
귀속을 찾아들며
투덜대는 하소연을 정리하려고
신경에 전원을 높이니
쥔 여자의 낭비벽에 희생된 단색 팬티가
최신 유행의 꽃무늬 팬티에 당했다고
땅을 치며 억울함의 손톱을 세워 가슴을 쥐어뜯는다.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핏대를 세우며 게거품을 물고
열에 데여 붉으락푸르락 감정 억제를 못 하는
멀쩡한 책 한 권이
제 속을 확 뒤집어 까발리며
무식한 놈이 자기를 무시해 거들떠보지 않고 버렸다고
깨알 같이 박힌 응어리를 털어낸다.
막 등을 돌리는데 시끌벅적한 소리들이
발길을 막으며 목덜미를 잡고
푸념을 널어놓는 동안
쓰레기 하치장에서는
하소연들이 산란한 詩들을 모아놓고
오뉴월 따끈한 햇살이
포근한 둥지를 틀어주며 등을 토닥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