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아들 장가보내는 날
김귀녀
0
601
2019.07.05 14:47
저자 : 김귀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
출판사 :
친구아들 장가보내는 날
김귀녀
모처럼 서울 나들이
며칠 전부터 옷 걱정, 구두 걱정
이 옷 저 옷 입어 봐도
몸에 편한 옷 하나도 없네
딱 하나 행사 때마다
입는 검은 인견 원피스
굵어진 허리선 나온 뱃살 감추기엔
안성맞춤이다
구색을 맞추려고 검은 구두 신기 전
뒤꿈치에 밴드 부치고 나선 길
발이 불편하다
친구들을 모처럼 만에 만나 할 얘기 많고
즐겁긴 해도 예쁘게 보이려고
많이 바른 얼굴 화장
눈도 시리고 찐득거리네
너와 나 단둘이 덕수궁 한 바퀴 돌자던
친구 말도 건성으로 듣고
집에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
밴드 부친 뒤꿈치엔
벌건 피가 번져 아리다
장마가 오려고 습도가 높던 날
내 몸이 더 뜨겁던 날
옛날 신발이 그립다
잔잔한 꽃무늬가 예쁘게 놓여 있는
뒤꿈치가 훤한 천으로 된 신발
옆집 언니가 신다가 내게 물려 준 신발
그 신발이 새로이 그리워지는 하루였다
김귀녀
모처럼 서울 나들이
며칠 전부터 옷 걱정, 구두 걱정
이 옷 저 옷 입어 봐도
몸에 편한 옷 하나도 없네
딱 하나 행사 때마다
입는 검은 인견 원피스
굵어진 허리선 나온 뱃살 감추기엔
안성맞춤이다
구색을 맞추려고 검은 구두 신기 전
뒤꿈치에 밴드 부치고 나선 길
발이 불편하다
친구들을 모처럼 만에 만나 할 얘기 많고
즐겁긴 해도 예쁘게 보이려고
많이 바른 얼굴 화장
눈도 시리고 찐득거리네
너와 나 단둘이 덕수궁 한 바퀴 돌자던
친구 말도 건성으로 듣고
집에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
밴드 부친 뒤꿈치엔
벌건 피가 번져 아리다
장마가 오려고 습도가 높던 날
내 몸이 더 뜨겁던 날
옛날 신발이 그립다
잔잔한 꽃무늬가 예쁘게 놓여 있는
뒤꿈치가 훤한 천으로 된 신발
옆집 언니가 신다가 내게 물려 준 신발
그 신발이 새로이 그리워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