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꽃

김귀녀


흰나비 한 쌍이
부처꽃 꽃잎 위에서
왼쪽으로 돌았다가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는
뒤돌았다가 앞으로 가는 그들의 춤을
바라본다
어떤 사랑 놀음일까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젊은 시절 누군가가 그리워
몸부림쳤던 내 모습이 생각난다
이맘때만 되면 생각나는 사람
연분홍 사랑을 꿈꾸었던
그 사람과 지난 일이 생각난다
수돗가에 앉아 빨래를 하며
물을 튕겨도
저 춤은 쉬지 않네
부처꽃 위에
하얀 나비 떼
어디서 날아오는지 알 수가 없네
나는 나대로
부처꽃은 부처꽃대로 출렁거리고
언제 그러했냐는 둣
매년 이맘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