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상 화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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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상 화엄경

유용선 0 599
저자 : 원동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공시사
고물상 화엄경

 
 
속내를 감추고서야
이곳에 올 수 없다
 
금 가고 깨지고 꾹꾹 밟혀
납작하게 온몸이 짓눌린 것들
누군가의 가슴에 박혔던 대못과
전선처럼 복잡하게 얽힌 심사라야
그 일생에 값이 붙는다
 
어쩌다 멀쩡한 녀석이 온 적도 있었다
비닐 포장을 벗지 못했다면
쓴맛 단맛 세상을 모르는 법, 가거라
좀 더 살다 오너라
툭툭 먼지가 털려 쫓겨났다
 
둥글게 등이 말린 노파가
파지를 내려놓고 돌아간 무렵
 
고물을 걷어 오는 화물차에
철불 머리 하나 실려 있다
일꾼들이 어쩔까 손 놓고 보는데
일생 절 받던 지체 높은 쇳덩이
은은하게 눈을 뜬다
 
전력을 다해 살아본 생들만
가늠할 수 있는 화엄의 세계
본디 자리 낮은 곳에 이르러서야
천천히 불국토를 둘러본다


[출처]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01 vol16.]
[이달의 시인] 원동우 - 끈에 관하여 외 / 시인론 이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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