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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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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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착

관리자 0 4271
저자 : 도종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연착

                    도종환


늦도록 세상은 어두워
눈들은 야적장 등불 밑에 싸락사락 모였다.
무개화차가 참나무 침목을 누르며 떠나고
유리창에 붙어 반짝이는 석얼음들을
몇 번 더 긁어 손톱 속에 녹인 뒤에도
충북선 열차는 오지 않았다.
먼제 산이 무너앉듯 밀려오는 귀울음
가끔씩 언 석탄가루가 서벅서벅 뺨으로 날리고
살바람이 불어와도
판자지붕 위로 조금씩 싸락눈은 머물고
늦도록 오직 한 가지만을 생각했다.
가랑눈이 풀풀 날리는 젊은날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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