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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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소나타

고은영 0 861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가을 소나타 / (宵火)고은영

 
삼복에는 마른 바람에 더위만 잔뜩 걸린 채
바람은 제 스스로 자해하고 있었는지 별말이 없었다
박피 되는 여름은 상처를 무릅쓰고도
다홍 빛 꿈들이 알알이 영글어 가는 가을을 출산했고
이제 바람은 싸늘한 입김으로 온 거리와
들판을 가로지르며 가을이라 소리친다

어느 골목 음지에 잡풀의 삶은 평행을 이탈했다
삶은 그렇듯 바람의 결 따라
점점 고개 숙이며 생의 불을 하나씩 끄는 일
상처는 생존을 헤집고 균등한 배정도 없이
술처럼 취해 온몸의 혈관을 타고 흐른다
하나의 잎이 지면 또 하나의 잎이 지고...
연속으로 흐르는 시간에 생존을 몸부림치는 낙엽

어쩌면 좋으냐
균열 되는 냉엄한 현실에 절제를 배우는 일은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만 하는 것들의 슬픔을
사랑을 사칭하면 꼼작 없이 흔들리는 시어들의 휘청임
눈물은 아무리 따져도 창의성이 없다
그래서 늘 도태된 삶을 탄식하는 일이지

저녁이 가고 아침이 오면
밤새 추락한 별똥을 줏으며 울어야 하는
가을에도 기다람엔 수신인이 없다
비단 떠나는 것이 낙엽뿐이겠는가
이 가을엔 무거운 삶을 내려놓는 모든 것들이
정처없이 떠남을 꿈꾸나니
원망도 없이 서글픈 떠남을 꿈꾸나니
우리가 누렸던 모든 사랑도 세월에 따라 피고 지나니
 
201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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