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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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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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하셨습니다

이향아 0 403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어머니 큰 산
출판(발표)연도 : 2012     출판사 : 시문학사
<4부 이별과 해후>


당신이 하셨습니다/이향아



아이 셋을 낳기만 했을 뿐, 어미라고 나는 나설 수가 없다   
밑도 끝도 없는 짐을 어머니께 지우고   
아침이면 벌쐰 듯이 튕겨나가서 저문 뒤 늘어져서 돌아오곤 하다가           
마흔도 넘어서 어림없는 꿈
홀린 듯이 대학원에 가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가 앞질러 행장을 수습하며 
가거라, 더 늦기 전에, 네 원대로 하거라     
제 자식 감당도 못하는 주제에
고속버스로 네 시간 머나먼 곳에 살림은 숫제 나 몰라라 하면서                 
남의 자식 가르친다고 엎어져 있을 때도   
어머니가 앞질러서 박수를 쳤다
잘 하는 일이다 내 딸, 만만세! 
나는 어머니를 가두어두고 날개를 단 듯이 날아다녔다   
일마다 박수치던 응원대장 어머니 
시인도 박사도 대학교수도 오로지 어머니가 하신 일이다 
나는 다만 검불이요 껍질이요 허울뿐이지 
일마다 어머니가 하신 일이다 
열 번 죽어도 갚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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