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딱다가,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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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딱다가,문득

서봉석 0 658
저자 : 서봉석     시집명 : 좋은 시
출판(발표)연도 : 2016     출판사 :
모처럼 신발을 닦다가
문득 내가 신발을 신고 다닌 것 아니고
신발이 나를 데리고 다닌 게 아닌가
신기하게 생각하게 된 날
그동안 신다 버린 신발이 몇 켤레나 되고
또 그걸 신고 얼마나 많이 걸었을까 생각하다가
현관에 벗어 논 몇 켤레의 신발이
손 바닥을 임의 제도 분할한
집적회로로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처음에는
아 장 걸음으로 봄 바람만 걸어 다녀서
딛기만 해도 말랑말랑한 꽃신 자국 뿐이었는데
발이 265mm 쯤 커지고 나서는
아예 한쪽으로만 닳는 뒤축 때문에
중심 선에서 벗어난 궤적을 것 도는
어처구니가 됐는데
이제는 헐렁하게 늘어 지기까지 해서
바람도 신어보다 가고
그림자도 질질 끌고 다니는 걸,
어느 선이 바로 된 근본에 닿는 길일까 생각 해 보지만
아직도 헛 기침 터지고
취했다고 비틀거리기나 하는 속물로 서야
새로 신어봐야 여전히 10문반
걷는 걸음은 늘 그 속도일 터
꼭 가봐야 할 길엔 아직 가본 일도 없지만
그렇다고 가지 말아야 할 진창은 피해 줬으니
새 신 신고 새길 찾다 타향 살이 되느니
낮 익힌 혼주魂主 함께 그냥 가는 수 밖에
그래서 지금도 여전하게 불 광 낸다고
침 무쳐가며 열심히 닦는다
거울처럼 비취이는 비로봉은 없지만
여 보란 혼자 반들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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