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십삼세의 가을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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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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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십삼세의 가을 - 도종환

관리자 0 5839
저자 : 도종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삼십삼 세란 무엇인가
아이 하나, 둘 유아원에 보내거나
미리 죽어 목화솜 같은 바람으로 떠돌거나
우울의 강둑을 거닐며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달래거나
좀더 넓은 아파트
좀더 안정된 살림을 위해
고되고 답답한 나날을 장승처럼 견디는 것인가

&#039;돈을 모아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039;
&#039;하고 싶은 일로 밥을 먹을 수만 있다면&#039;
성취와 만족은 얼마나 먼 등대인가
등대와 가을 태양을 보며 사무치는

나의 삼십삼 세란
무엇에든 용감해지는 일이다
바람 속 장작불처럼 거친 외로움은
죽음의 공포쯤은 커피 마시듯 넘겨주는 일

지금껏 사랑했는가 무얼 제대로 사랑했는가
슬프다면 대신 울어주마
불쾌하다면 기분을 바꿔주마
손을 내밀어 정인(情人)들을 편안히 맞이하고

내 안의 깊은 산책길을 따라
잊고 지낸 것을 생각하는 일이다
간소하게 사는 매력과
초조하게 들린 시계소리가
얼마나 어여쁜 노래인가 느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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