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틈새로 묻어오는 가을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바람의 틈새로 묻어오는 가을

고은영 0 560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바람의 틈새로 묻어오는 가을 /  (宵火)고은영


어떠한 지성으로도 씻을 수 없던
우울한 외로움의 곁가지들은
날로 무성하게 자라나지만
살면서 가끔 어눌한 적개심에 놓여도
그게 나일 수밖에 없음에
종종 서글퍼지던 시간의 선상엔
선을 잃은 악의 꽃들이 슬프게 피어 있었다

한낮 부질없음을 알면서도
부정적인 입덧에 제 궤도를 이탈한 포만감은
언제나 고독한 외로움으로 돌아오고야 마는 것

행복은 언제나 불완전하고 삶의 완벽한 고통도 어쩌면
절반의 고통으로 다가와 머무는 현재 진행형인지도 모른다
완성은 어디에도 없는 미완의 서러운 형상으로 남아
헐거운 나사처럼 종결돼 가는 늙음의 시간 앞에서
점점 쇠락해 가는 인생의 허무나
새록새록 피어나는 설렘의 청춘이나
계절은 슬픔으로 공존하는 우리 들 가슴에
황홀한 미학으로 빛을 발하는 일이다

눈물이 난다
정말 눈물이 난다
바람의 틈새에 가을은 언 듯 언 듯 미소하고
한여름 더위를 조금씩 지우개로 지워 가고 있다
그러므로 어느 가난한 거리에도
가을은 남김없이 제 몸을 풀어 세상을 적실 것이며
사람들은 다시 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이름 모를 정거장을 수채화처럼 그릴 것이다

20080814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