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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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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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디오니소스 0 408
저자 : 이창훈     시집명 : 내 생의 모든 길은 너에게로 뻗어 있다
출판(발표)연도 : 2013     출판사 : 마음세상
미움
                  -이창훈



미움이 아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니다

길 위에서
나를 미워한 자를 많이도 만났다
내가 미워한 자를 많이도 만났다

어둠이 깊으면 깊을수록
더 빛나는 밤하늘의 별처럼

미움이 깊으면 깊을수록
더 아프게 가슴에 박히는 못

못을 뽑는 건
누구도 해줄 수 없는 고독한 작업

박힌 못을 뽑겠다는 건
너를 용서하겠다는 게 아니다
나를 사랑하겠다는 것이다

그윽하게 깊어진 눈동자
어둠 속의 형형한 별로 떠서
너를 향해 소금기 눈물을 떨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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