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낙엽에 대해 묻거들랑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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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3 10:37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누가 낙엽에 대해 묻거들랑 / (宵火)고은영
그것은 오로지 꽃이어야 한다고 말해야지
행복한 통행을 넘어
상한 빛의 가슴을 보았다고 말해야지
무심이 집을 짓고 푸른 이끼가 돋는
죽은 자의 망극한 무덤이라고 말해야지
소소한 세월의 품앗이로
행길로 떠난 이별의 정거장을 기웃거리다
약속하지 못한 것들은 잃어버린바 되고
탁월한 시간 위에 사랑은 오로지 망가진 얼굴로
지난 환호를 하나씩 써 내리며
괄호를 채우고 있나니
왜소하게 낙하하나니
시큼한 가슴을 쓸어내리면
편자 같은 옹이가 둥근 달이 되어 두둥실 떠올라
굴절된 밤을 밝히며 두둥실 떠올라
그러다 별이 되어 물린 어둠에
싱싱한 유성의 눈을 보다가 보다가
아침도 없이 건너뛴 오후
야무진 슬픔이 은근히 차오르면
마른 가지마다 팔랑대는 나뭇잎
바람이 비켜간 노을이 조용히 다가와
왜 사느냐고 자꾸만 묻는데
우리가 다시 만난 길 무성한 푸른 깃에
겁도 없이 눈물처럼 후두두 떨어지는 것들이 있어
20101008
그것은 오로지 꽃이어야 한다고 말해야지
행복한 통행을 넘어
상한 빛의 가슴을 보았다고 말해야지
무심이 집을 짓고 푸른 이끼가 돋는
죽은 자의 망극한 무덤이라고 말해야지
소소한 세월의 품앗이로
행길로 떠난 이별의 정거장을 기웃거리다
약속하지 못한 것들은 잃어버린바 되고
탁월한 시간 위에 사랑은 오로지 망가진 얼굴로
지난 환호를 하나씩 써 내리며
괄호를 채우고 있나니
왜소하게 낙하하나니
시큼한 가슴을 쓸어내리면
편자 같은 옹이가 둥근 달이 되어 두둥실 떠올라
굴절된 밤을 밝히며 두둥실 떠올라
그러다 별이 되어 물린 어둠에
싱싱한 유성의 눈을 보다가 보다가
아침도 없이 건너뛴 오후
야무진 슬픔이 은근히 차오르면
마른 가지마다 팔랑대는 나뭇잎
바람이 비켜간 노을이 조용히 다가와
왜 사느냐고 자꾸만 묻는데
우리가 다시 만난 길 무성한 푸른 깃에
겁도 없이 눈물처럼 후두두 떨어지는 것들이 있어
2010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