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게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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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6 18:14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9월에게 / (宵火)고은영
노을 색 감도는 쪽진 서러움이
침묵의 긴 한숨으로 서녘을 물들일 때
기차가 지나가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사랑은 저 붉은 포도밭을 충실하게 익혀가고
그대가 놓아준 징검다리를 건넜습니다
아직 나의 눈물은 초록이지만
밤이면 몸져누운 가슴으로 와 닿는
귀뚜라미 울음소리
온전한 쉼의 종착지는 어디에 있습니까
가난의 곁길로만 헤매다 그대의 발걸음 소리에
곤충들은 마지막 계절의 암 연에 걸렸습니다
나는 팔월을 노래했지만
그대의 사랑은 단풍으로 왔습니다
그립던 바다에도 가보지 못한 채 여름이 갔고
별들은 고향을 얘기합니다
염천을 건너는 어느 좁은 오솔길
결실로 유동 되는 그대의 핏빛 페이지에
시드는 풀잎 사이 바람도 옛 사랑을 노래합니다
이제는 떠나야합니다
유년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향이면 더욱 좋고
황량한 바다이건 갈대 무리 진 강변이건
거칠 것 없이 떠나야합니다
텅 빈 영혼으로 소박한 촌부의 가슴으로
어느 오지 쓸쓸한 간이역이어도
그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면
그 어디든 떠나야 합니다
20090905
노을 색 감도는 쪽진 서러움이
침묵의 긴 한숨으로 서녘을 물들일 때
기차가 지나가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사랑은 저 붉은 포도밭을 충실하게 익혀가고
그대가 놓아준 징검다리를 건넜습니다
아직 나의 눈물은 초록이지만
밤이면 몸져누운 가슴으로 와 닿는
귀뚜라미 울음소리
온전한 쉼의 종착지는 어디에 있습니까
가난의 곁길로만 헤매다 그대의 발걸음 소리에
곤충들은 마지막 계절의 암 연에 걸렸습니다
나는 팔월을 노래했지만
그대의 사랑은 단풍으로 왔습니다
그립던 바다에도 가보지 못한 채 여름이 갔고
별들은 고향을 얘기합니다
염천을 건너는 어느 좁은 오솔길
결실로 유동 되는 그대의 핏빛 페이지에
시드는 풀잎 사이 바람도 옛 사랑을 노래합니다
이제는 떠나야합니다
유년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향이면 더욱 좋고
황량한 바다이건 갈대 무리 진 강변이건
거칠 것 없이 떠나야합니다
텅 빈 영혼으로 소박한 촌부의 가슴으로
어느 오지 쓸쓸한 간이역이어도
그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면
그 어디든 떠나야 합니다
20090905